내연기관의 등장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지 10만여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발전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8세기 후반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의 200여년에 불과하다. 당시는 증기기관과 석탄이 산업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혁명적인 사건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등장이다. 등장 이후 우여 곡절을 겪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는 석유 사용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키며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또 다른 가능성을 찾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전동화. 하지만 그 이전에 내연기관의 발전을 위한 연구가 빠르고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HCCI(균질예혼합압축착화엔진)이다. 이 기술에 대한 명칭은 업체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균질예혼합압축착화(HCCI : 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라고 학술적으로는 사용하고 있지만 폭스바겐에서는 CCS(Combined Combustion System)으로 명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조토(DIESOTTO 또는 DISAUTO)라고 명명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2010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지금은 2015년으로 미뤄져 있다.
이 메커니즘의 핵심은 연소방식에 있다.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내연기관 중 가솔린 엔진은 스파크플러그를 사용해 연료를 태운다. 이에 반해 디젤엔진은 커먼레일 시스템으로 사전에 압축된 연료를 연소실로 보내 자기 착화한다.
디조토는 배출가스를 잔류시켜 온도를 높게 유지한 실린더 내에 흡입행정에서 연료를 분사하고 그 혼합기를 압축함으로써 자기 착화시킨다. 일반 가솔린 엔진에서는 스파크플러그의 불꽃을 통해 점화하는데 불꽃은 플러그를 중심으로 고온으로 연소를 확대시키지만 HCCI에서는 혼합기 전체가 동시에 연소되기 때문에 완전 연소에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은 출력을 높이면서도 입자상 물질을 발생하지 않고 특히 연소온도가 낮아 질소산화물의 발생을 저감할 수 있으며 삼원촉매도 사용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에 가깝지는 그만큼 제어가 어렵다. 실린더 내의 온도, 압력, 혼합비의 정밀한 제어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HCCI영역은 3,500rpm 까지에 한정된다. 그 이상의 회전역 또는 고부하영역에서는 통상의 가솔린 직접분사엔진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압축비도 가변식이어야 한다.
이 엔진에 대해 다임러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접분사엔진에서는 피스톤이 압축행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연료를 직접 분사한다. 이에 대해 F700 에서는 배기행정 도중에 흡배기 밸브를 모두 닫은 상태를 만들고 미량의 연료를 파일럿 분사해 연료의 분해를 촉진한다. 또한 흡기 행정의 주 분사에 의해 실린더 내에 연료를 완전히 채움으로써 압축행정에서의 자기착화를 촉진시킨다.
이를 위한 연구가 배기가스 재순환(EGR)에 의해 온도가 높은 배기가스를 실린더 내에 도입하는 것과, 저부하시에 14라고 하는 높은 압축비로 한 것. 압축비에 관해서는 가변기구를 탑재함으로써 터보의 과급압이 높아진 경우는 8정도까지 압축비를 낮춘다.
HCCI의 과제는 얼마나 넓은 범위에서 운전할 수 있는가. F700도 전 영역에서 운전할 수는 없다. 실제 주행하면 배터리 용량이 충분하면 모터로 발진하고 가속해 나가면 엔진이 작동한다. 3,500rpm 이하의 중저속역에서 엑셀러레이터를 반개하는 듯한 상태에서는 HCCI로 주행한다. 고부하시는 점화플러그를 사용하지만 전환 충격은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열 효율 60%를 노린다.
현 시점에서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은 40%에 육박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60%의 열효율을 목표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 핵심은 직분사 터보차저를 시작으로 다임러 AG가 실용화에 성공한 린 번 터보가 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디조토, HCCI엔진이 있다. 희박한 혼합기를 높은 압축비로 연소하는 HCCI 엔진과 과급 다운사이징, 배기열 회수 등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열효율 60%를 달성하는 새로운 구조와 원리의 엔진이 등장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전동화, 아니 더 정확히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배터리 전기차는 과도기적 존재로 여기는 분위기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내연기관의 발전속도가 더 빠르다. 20세기에 18%였던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 분야에 대한 일본 메이커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토요타의 크라운 하이브리드의 엔진은 열 효율이 38.5%,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38.8%로 그 전까지 33%정도였던 수준을 크게 끌어 올렸다.
지금까지 일본 메이커들은 연비향상기술로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전동화를 추진하는 외 무단변속기(CVT)의 채용, 아이들링 스톱 기구 도입 등 엔진의 동력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채용해왔다. 엔진 자체의 효율 향상은 마찰 손실의 저감과 앳킨슨 사이클의 도입, 고압축화등, 그다지 비용이 들지 않는 대책이 중심이었다. 엔진 자체의 개량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비경쟁이 심해지면서 엔진 자체의 효율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눈을 뜬 독일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자극을 준 점도 있다. 이는 고속주행이 많은 유럽시장 등에서는 하이브리드의 효과가 낮고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비용에 대한 압박이 심한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이외의 대책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 메이커들은 배기량을 적게 해 연비성능을 향상시키고 낮아진 출력을 직분사와 터보차저로 해결하는 소위 과급 다운사이징이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로 인해 지금은 하이브리드에 버금가는 연비 성능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실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40%에 달하는 가솔린 엔진의 최고 열효율이 앞으로 어떻게 개선될까. 엔진의 손실 내용을 보면 펌핑로스, 냉각손실, 배기손실이 가장 크다. 이 세 가지의 손실을 어떻게 줄이는가가 효율 향상의 핵이다.
그 중 업체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펌핑로스, 즉 부분 부하영역에서 스로틀 밸브를 교차하는데 따르는 손실이다. 이 손실이 특히 저부하영역에서는 냉각손실, 배기손실과 같은 큰 비율을 점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솔린 엔진은 삼원촉매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이론 공연비로 엔진을 연소시키고 있어 필요한 출력이 결정되면 필요한 연료의 양이 결정되고 공기의 양도 결정된다. 만약 필요한 출력에 따라 엔진의 배기량을 시시각각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스로틀 밸브에서 공기의 양을 제어할 필요가 없어진다.
앳킨슨 사이클은 흡기밸브를 닫는 타이밍을 늦춰 흡기포트로 흡기의 일부를 되돌리는 기술이다. 흡기 포트를 닫는 타이밍을 바꾸면 흡기량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과급 다운사이징 엔진은 배기량을 줄여 기본 출력을 낮추고 스로틀 밸브를 연 상태에서 엔진을 작동시킨다. 그래서 공기의 양이 부족해지면 과급기로 엔진에 공기를 밀어넣어 보충해준다. 모두 방식은 다르지만 일종의 가변배기량을 실현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2020년에는 유럽에서 실시 예정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95g/km를 해결해야 한다. 유럽 메이커는 배기량을 2.0리터부터 1.0리터로 절반을 줄이고 기통수를 4기통에서 3기통으로 줄이는 극단적인 과급 다운시이징을 추진해 오고 있다.
최근 일본 메이커들 사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기술로 유력시되고 있는 것이 마쓰다 등이 실용화를 추구하고 있는 린 번 즉, 희박연소다. 20세기에도 등장했던 린 번 엔진의 공연비는 겨우 20~30정도였으나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은 HCCI 방식으로 공연비를 70정도까지 높이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린 번과 터보차저를 조합해 실용화에 성공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예도 있다. 그런 기술에 의해 엔진의 최고 열효율은 2020년에는 45%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상의 효율 향상은 엔진 자체에서는 어렵다고 하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다. 고려되고 있는 것은 엔진의 단열화에 의한 냉각손실의 저감인데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그래서 생각한 대책으로서 배출가스가 가진 열 에너지를 구동력과 전력으로 회수하는 수법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기술을 조합하면 열효율은 2025년 경에는 5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55% 이상의 효율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엔진과 다른 구조를 채용해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발상의 엔진이다. 이러한 엔진 개발을 위해 기업과 대학은 60%의 효율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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