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2008제네바국제모터쇼] 키워드는 그린과 옐로, 미니 그리고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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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2008제네바국제모터쇼] 키워드는 그린과 옐로, 미니 그리고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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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4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국제공항 옆 팔렉스포(Palexpo)전시장에서 개최된 ‘2008 제네바모터쇼’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는 4가지 트렌드(trend)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간추린 키워드는 그린(green)과 옐로(yellow), 미니(mini) 그리고 디자인(design). 각각 친환경차의 대중화, 중국·인도차의 급부상, 치열해지는 초소형차 경쟁, 파격적 디자인의 보편화를 의미한다. 이 모두는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향후 시장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친환경차, 범용화 경쟁 불붙다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포함해 모터쇼 참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제네바모터쇼를 계기로 그린카(친환경차)의 범용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하다고 전했다.

한 예로 BMW는 전시공간 전체를 이 회사 고유의 친환경차 전략인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를 알리는 데 할애했다. 기존 주행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연료소모와 배기가스 방출을 크게 줄인 친환경 디젤 신모델 등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BMW는 올해 유럽에서만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을 적용한 차량 70만대를 판매할 계획으로 이들 신차효과는 연료는 2006년대비 1억5,000만ℓ, 탄소배출은 37만3,000t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인기차종인 골프 TDI의 디젤 하이브리드를 처음 공개하면서 경유 1ℓ당 29.4㎞, 3.4ℓ면 100㎞를 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GLK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통해 첫 하이브리드모델을 내놨고 포드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인 소형차 피에스타 새 모델을 통해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할 뜻을 밝혔다.

현대차 역시 차세대 경차와 준중형차로 개발한 i10과 i30의 그린카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i10블루와 i30블루로 명명된 이들 차량은 향후 유럽시장 확대의 첨병이 될 저공해, 고연비 모델들이다. 기아차는 유럽 내 인기차종인 씨드 하이브리드모델의 5도어 버전을 첫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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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차 몰려오고 미니카 경쟁 치열
중국과 인도 자동차는 제네바모터쇼의 새로운 주인이었다. 2,500달러 짜리 초저가차 ‘나노(Nano)’ 개발로 유명한 인도 타타자동차와 함께 진베이(金杯), BYD 등 중국 자동차메이커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목표는 글로벌시장 진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타타자동차는 인도 밖에서는 처음 공개한 ‘나노’ 외에 소형차 인디카 신모델과 픽업트럭 제논, SUV 사파리 등을 함께 전시해 많은 참관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사전공개 행사 첫 날, 진행한 설명회에선 물밀듯 밀려든 기자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BMW와 기술제휴 중인 중국 진베이(金杯)자동차는 브릴리언스 브랜드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모터쇼에 참가했다. 출품모델은 중소형차인 BC3와 BS4, BS6 등 3종.지난해 안전성 결함으로 곤욕을 치렀던 이 회사는 올 여름께 유럽 준중형차시장 개척에 다시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중국업체인 BYD자동차는 소형차 F3 세단 및 해치백과 함께 하이브리드모델, 미니카 F1, 중형차 F6 등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러시아에 진출했던 이 회사 역시 올해 서유럽지역으로 판매시장을 넓히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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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미니카들의 경연은 올 제네바모터쇼에서의 또다른 특징이었다. 럭셔리 미니카의 대명사인 BMW ‘미니’와 벤츠 ‘스마트’에 토요타가 미니카 양산모델 ‘iQ’를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GM 계열의 오펠 역시 1ℓ엔진을 장착한 초소형 아질라(Agila)를 선보였다.

토요타가 새로 선보인 iQ 미니카의 양산형모델은 초소형 4인승 자동차. 전체길이가 3m도 되지 않지만 성인 세 명과 어린이 한 명의 공간을 갖췄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차라고 소개했다. BMW와 벤츠는 각각의 미니카 브랜드인 ‘미니’와 ‘스마트’ 전시공간을 메인 브랜드보다 더 크게 그리고 더 앞쪽에 마련하며 뛰어난 실용성과 경제성을 자랑했다.

또 파격적 디자인은 더 이상 컨셉트카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과거엔 좀체 상상할 수 없었던 디자인을 양산모델에 채택한 사례가 그만큼 많았다. 본격 생산을 앞둔 기아차의 컨셉트카 쏘울(SOUL)의 3가지 모델은 파격적 디자인과 색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스포츠카 이미지의 쏘울 버너는 기존 자동차 색상에선 좀체 보기 힘든 검붉은 투톤컬러를 적용해 호평받았다. 르노가 내놓은 메간 쿠페도 주목받은 양산형 컨셉트카모델 가운데 하나. 휴대폰을 이용해 여닫을 수 있는 잠자리 날개형 도어 등을 보려는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 수 언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차장